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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방사, 다른 기관엔 수신자 명시하고 MBC엔 공란 공문…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약 10개월 전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소속 군인들이 MBC를 비롯한 국가중요시설을 시찰한 가운데, MBC에만 수신자가 기재되지 않은 공문을 제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비슷한 시기 방문한 다른 기관에는 수신기관이 명시된 공문을 보낸 것으로 파악되면서, 수방사가 유독 MBC에만 다른 형식의 공문을 제시한 배경을 둘러싸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시찰 과정과 방문 기록이 남지 않은 점까지 더해지면서 계엄을 앞둔 사전 준비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4년 2월 수방사 소속 군인들은 대테러 방호를 목적으로 MBC를 비롯한 여러 국가중요시설을 시찰했다. 방문 대상에는 국방과학연구소와 서울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상암공동구·은평공동구, 한국인터넷진흥원, 경찰청, 동부구치소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MBC에 제시된 공문은 수신자란이 공란으로 남아 있었다. 공문에는 ‘작전지역 친숙화’라는 문구가 기재돼 있었지만, 수신기관을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수방사 군인들이 방문한 다른 기관들은 수신기관이 명시된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의겸 의원실이 해당 기관들에 확인한 결과, 국방과학연구소와 서울시설관리공단, 한국인터넷진흥원, 동부구치소는 2024년 2월 수방사로부터 수신자가 기재된 공문을 받았다고 공식 답변했다. 이에 따라 다른 기관과 달리 MBC에만 수신자가 명시되지 않은 공문이 제시된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의혹은 수방사 군인들의 MBC 시찰이 이뤄진 경위와 당시 남겨진 기록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약 10개월 전인 2024년 2월, 수방사 소속 군인들이 MBC를 방문해 방송 핵심 시설인 주조정실 등을 둘러봤지만 관련 보고서 등 기록은 남기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당시 MBC 시찰은 현재 내란 가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성현 대령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방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김 의원실은 지난 9월 수방사에 2024년 2월 시찰 기관 전체 목록을 요청했지만, 수방사가 제출한 목록에는 MBC가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MBC를 방문했음에도 관련 목록에서 빠진 이유가 무엇인지, 방문 사실을 기록하거나 보고하는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수방사 측은 MBC에만 수신자가 없는 공문을 제시한 이유와 방문 기관 목록에서 MBC가 누락된 경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공문 형식의 차이와 방문 기록 누락이 각각 어떤 이유로 발생했는지 확인되지 않으면서, 당시 시찰의 목적과 지시 과정 전반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엄 선포 전후 윤 전 대통령 측의 언론 관련 움직임도 이번 의혹과 맞물려 거론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MBC 등을 계엄 선포 이후 장악해야 할 기관으로 명시한 문건을 조지호 당시 경찰청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계엄 선포 10개월 전 수방사 군인들이 MBC의 핵심 방송시설을 둘러본 행위가 계엄에 대비한 사전 준비와 관련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만으로 당시 MBC 시찰이 계엄 준비나 언론 장악을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공문에 수신자가 기재되지 않은 이유와 시찰의 구체적인 목적, 방문 기록이 누락된 경위 등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련 의혹을 확인하려면 시찰을 지시한 배경과 공문 작성·전달 과정, 실제 현장 방문 이후의 보고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시찰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현 대령은 현재 내란 가담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특검 공소장 등에 수방사 군인들의 MBC 시찰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 해당 의혹이 직접 다뤄지고 규명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별도의 조사나 재판 과정에서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의겸 의원은 당시 MBC 주조정실과 부조정실을 시찰할 때 제시된 조성현 대령 명의의 공문을 문제 삼았다. 그는 해당 공문의 수신자가 수도방위사령관 작전과장과 통합방위과장 등으로 기재돼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정작 시찰 대상인 MBC는 수신기관으로 명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MBC는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은 엉뚱한 내부 공문을 가지고 공영방송의 심장인 주·부조를 이례적으로 시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수방사가 국회에 제출한 방문 기록에서도 MBC가 빠져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시찰이 이뤄진 이유와 기록 누락의 배경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행위가 계엄을 앞둔 언론 장악의 사전 준비 단계였는지 규명해야 한다며 “특검에서 재판 과정에서라도 낱낱이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계엄 선포 이전 군의 국가중요시설 시찰이 어떤 목적으로 진행됐는지, 공문과 방문 기록이 적절하게 작성·관리됐는지를 둘러싼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MBC에 제시된 공문의 수신자가 공란이었던 점과 국회 제출 방문 기관 목록에서 MBC가 누락된 점은 확인이 필요한 대목으로 꼽힌다. 다만 시찰과 계엄 준비 사이의 연관성은 아직 의혹 단계인 만큼, 관련 문서와 지시 경위, 당시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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