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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28도 규정' 현실과 괴리에 '불만 폭발'

한반도 전역에 때이른 가마솥더위가 찾아오면서 전국 공공기관 청사 내 냉방 관리를 둘러싼 진통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예년 같으면 초여름에 해당할 시기지만 전국 곳곳의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나드는 등 사실상 한여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에너지 절약 지침은 이러한 기후 변화의 속도를 전혀 따라가지 못한 채 과거의 기준에 머물러 있어 현장의 비판이 거세다.현재 전국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냉방 지침은 실내 온도를 28도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마련된 이 기준은 중앙집중식 냉방 장치를 가동하더라도 하한선이 26도에 묶여 있어 유연한 대처가 불가능한 구조다. 특히 대규모 전산 장비와 사무기기가 밀집한 사무실의 경우, 지침상의 온도보다 실제 체감 온도가 훨씬 높게 형성되면서 공무원들의 업무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현장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사무실보다 오히려 환기가 잘 되는 복도가 시원하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좁은 공간에 밀집해 근무하는 환경 특성상 28도 설정은 사실상 냉방기 가동을 멈춘 것과 다름없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일부 직원들은 개인용 냉방 용품을 동원해 사투를 벌이고 있으나, 기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다시 실내 온도를 높이는 악순환만 반복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불편은 공공기관을 방문하는 민원인들에게도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민원 상담이나 서류 발급을 위해 관공서를 찾은 시민들은 실외와 큰 차이가 없는 실내 온도에 당혹감을 표하며 불만을 터뜨린다. 쾌적한 환경에서 행정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경직된 에너지 정책에 가로막혀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도 저하와 대민 접점에서의 마찰로 이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로 인해 폭염의 시기와 강도가 변한 만큼, 에너지 관리 규정 역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의 통계에 기반한 일률적인 온도 제한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업무 성격과 지역별 기상 특성을 고려한 탄력적 운영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절약보다는 적정 온도를 유지해 업무 집중도를 높이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큰 행정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상 당국은 당분간 전국적인 고온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보하며 건강 관리에 주의를 당부했다. 계절의 경계가 무너진 기후 재난 시대에 공공기관의 냉방 지침이 단순한 절약을 넘어 구성원의 인권과 행정 서비스의 질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현장의 비명을 외면한 채 기존 지침만을 고수할 경우, 공공 부문의 업무 마비와 시민 불편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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