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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1할 '역대급 먹튀' 오타니, 다저스는 왜 혼자 이기는 거야?

오타니의 부진은 숫자로 명확히 드러난다. 이번 포스트시즌 8경기에서 그의 타율은 고작 0.147에 불과하다. 특히 필라델피아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는 18타수 1안타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상대 투수들은 오타니를 상대로 정면 승부를 철저히 피하는 전략을 들고나왔다. 집요하게 코너를 찌르거나 유인구로 헛스윙을 유도하고, 1루가 비어있으면 아예 고의사구로 거르기 일쑤다. 어떻게든 장타만은 피하겠다는 상대의 전략에 오타니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40타석에서 삼진을 무려 15개나 당했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보여줬던 뜨거운 타격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모습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오타니가 침묵하는 동안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7승 1패라는 경이적인 성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미친' 선발진이 있다. 블레이크 스넬의 8이닝 무실점,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완투 등 선발투수들은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 1.54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합작하며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타선에서는 오타니를 제외한 모두가 불을 뿜었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는 홈런 4개 10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고, 키케 에르난데스, 무키 베츠, 토미 에드먼 등 다른 타자들 역시 3할에 가까운 타율로 제 몫을 다하며 오타니의 부진을 완벽하게 지워버렸다.
하지만 꺼져가는 불씨 속에서도 희망은 발견됐다. 2차전 2회, 오타니가 때려낸 시속 185km짜리 총알 같은 타구가 비록 야수 정면으로 날아가 아웃되기는 했지만, 타구의 질만큼은 압도적이었다. 놀랍게도 올 시즌 오타니가 쳐낸 185km 이상의 타구 47개는 모두 안타(홈런 28개 포함)로 연결됐는데, 이번이 첫 범타였다. 이는 최악의 불운이 겹쳤을 뿐, 타격감 자체가 죽은 것은 아니라는 증거일 수 있다. 심지어 적장인 밀워키 감독마저 "오타니는 부진한 게 아니다. 공을 강하게 때리고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역대급 불운의 아웃이 오히려 그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 홈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그의 방망이가 폭발할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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