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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고장이 아니었나?…트럼프 '사보타주' 주장에 유엔-비밀경호국 동시 조사 착수 '파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방문 중 겪은 연쇄적인 기술적 결함에 대해 '비밀 파괴 공작'이라는 폭탄 발언을 쏟아내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유엔에서 어제 정말 부끄러운 일이 벌어졌다"고 포문을 열며, 단순한 사고가 아닌 "한두 건이 아니라 3건의 매우 사악한 사건"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가 지목한 첫 번째 사건은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총회장으로 오르기 위해 탑승한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춰 선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로 인해 자신과 부인이 다칠 뻔했다며 노골적으로 '비밀 파괴 공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의 분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야심 차게 준비한 총회 연설을 시작하려는 찰나 연설 내용을 띄워주는 텔레프롬프터(자막기)가 고장 나 작동하지 않았고, 연설을 모두 마친 후에는 현장의 음향이 완전히 끊기는 사건까지 연달아 발생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통령의 이례적인 '사보타주' 주장에 사태는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외교 문제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즉각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공식 서한을 발송해 23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유엔 역시 즉각적인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사무국에 직접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으며, 이 사실을 주유엔 미국대표부에 통보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여기에 더해 미국 대통령의 신변 보호를 책임지는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까지 자체 조사에 돌입했다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밝히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유엔의 심장부에서 벌어진 전례 없는 기술 결함들이 과연 단순한 우연의 일치인지, 혹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특정 세력의 의도적인 방해 공작인지, 유엔과 미국 비밀경호국의 조사 결과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