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방위산업체인 SNT모티브 부산 공장에서 총기 개발을 담당하던 30대 직원이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평화로워야 할 일터가 한순간에 비극의 현장으로 변하면서 회사 전체는 큰 충격에 빠졌다.

 

25일 부산경찰청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5분경 부산 기장군 철마면에 위치한 SNT모티브 공장 내에서 30대 남성 직원 A씨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출근한 동료가 발견해 즉시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고, 구급대는 사망을 확인한 후 사건을 경찰에 인계했다.

 

경찰의 초기 조사 결과, A씨는 이 회사에서 총기 개발 부서 소속으로 근무해 온 핵심 인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발견된 장소는 일반적인 총기 생산 라인이 아니라, 개발이 완료된 총기의 성능을 시험하는 별도의 공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공간에는 성능 테스트를 위해 다수의 총기가 보관되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사건 경위에 대한 여러 의문점을 낳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전날 정상적으로 퇴근하지 않고 회사에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출입 기록과 내부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분석하며 A씨가 퇴근하지 않은 이유와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행적을 면밀히 재구성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현재로서는 총기로 인한 사망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현장 감식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점을 파악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방산업체의 총기 안전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찰은 수사의 한 축으로 해당 업체의 총기 관리 체계에 허점이나 규정 위반 사항은 없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한편, 충격적인 내부 사고가 발생하자 SNT모티브 측은 즉각 방산 관련 공장 전체의 가동을 오는 28일까지 전면 중단한다고 공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머리에서 총상이 발견된 것은 맞다"고 확인하면서도,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