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법 계엄 옹호와 부정선거 음모론 선동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부정하는 것으로 극우 '프레임'이 아니라 극우 맞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송언석 비대위장이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겨냥한 것이다. 송 위원장은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전한길씨를 두고 '극우 세력'이라는 비판이 일자 "동료 의원들에게 극단적 프레임을 씌우거나 당을 과장되게 비난하는 주장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전 대표는 "송언석 비대위장께서 당과 보수를 위한 절박한 우려의 목소리를 '극우 프레임을 씌우거나 극단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당과 당원에 대한 심각한 폄훼이자 해당행위'라면서 '입틀막'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특히 전한길 강사를 겨냥해 "불법 계엄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적극적으로 선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극우 언사에 동조하는 당권후보와 중진의원들이 잇달아 나오는 상황에서 전통의 보수정당 국민의힘의 극우 정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송 위원장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전한길씨는 지난 14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자유공화 리셋코리아를 위하여'라는 토론회에 참석해 연단에 선 바 있다. 해당 토론회에는 송 위원장을 비롯한 친윤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한동훈 전 대표의 발언은 국민의힘 내에서 '극우 논란'을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된 것으로, 당내 노선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한 전 대표가 송 위원장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은 당내 주도권 다툼의 양상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갈등은 국민의힘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둘러싼 내부 논쟁이 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통적 보수 가치를 중시하는 세력과 이른바 '윤어게인'으로 불리는 세력 간의 대립 구도가 선명해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당의 방향성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으며, 이번 한동훈 전 대표와 송언석 비대위장 간의 설전은 그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향후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